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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 이론

by 해브펀아쪼 2022.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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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 이론

유대인 학교의 학생들에게 놀림을 받은 사건 이후, ‘나는 누구인가, 어디에 속해 있는 존재인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라는 의문이 인생의 화두로 남은 에릭슨은 성장하여 심리사회적 발달 이론을 수립한 정신분석가가 되었습니다. 그 인생사와 깊은 연관이 있는 정체성과 인간의 발달에 대한 독창적인 이론을 알아보겠습니다. 

 

프로이트의 이론을 심화시킨 에릭슨의 차별점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 이론(psychosocial development theory)은 모든 유기체는 특정한 목적을 갖고 태어났고, 성공적으로 발달하면 이 목적을 완수한다고 보는 후성설(後成說)을 기반으로 합니다. 프로이트가 정신성 발달 이론(psychosexual development theory)이 청소년기까지 설명하고 성인기 이후는 별다른 언급이 없었던 것에 비해 에릭슨은 청소년기 이후의 성인기를 초기 성인기, 중년기, 노년기로 나누어 전 생애를 다루었습니다.


인간에게는 미리 정해진 8개의 발달 단계가 있는데, 모든 사람들은 유전적 기질을 바탕으로 사회적 환경과 상호작용하면서 한 단계씩 거칩니다. 각 단계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면 정상적이고 건강한 개인으로 발달해 나갈 수 있지만, 어느 단계에서 실패하면 그 단계와 관련한 정신적 결함을 갖고 살아가게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때 발달 단계에 따라 발달 과업이 정해져 있고, 이를 해결하여 그 핵심적 가치를 달성했는지의 여부에 따라 발달 정도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은 초기 아동기에 부모와의 경험을 가장 중요한 상호작용으로 보지만, 에릭슨의 이론은 그보다 넓은 사회적 경험들, 가족 외의 사람들과 맺는 인간관계의 경험들도 자아의 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했는데 이는 두 이론의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8단계 중 첫 번째 단계는 생후 1년 사이에 경험하는 ‘신뢰 대 불신(trust vs. mistrust)’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 아기가 원하는 것을 일관되게 얻고 욕구를 만족스럽게 충족하며 자신이 안전한 곳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경험하면, 이 세상을 살 만한 곳이라 신뢰하게 됩니다. 에릭슨은 인간의 가장 밑바탕에서 버팀목이 되어주는 덕목을 ‘신뢰’라고 보았습니다.


두 번째는 ‘자율성 대 수치심과 의심(autonomy vs. shame & doubt)’입니다. 이제 걸음마를 시작하고 세상을 탐색해 나가는 2세경의 발달 과제입니다. 환경에 대해 자유롭게 탐색하고 충분히 경험하여 성취감을 느끼면 자율성이 생기지만, 이때 부모가 지나치게 통제하고 혼내거나 겁주면 수치심과 의심을 갖습니다.


3~5세경에는 ‘주도성 대 죄의식(initiative vs. guilt)’의 시기가 온다. 프로이트의 오이디프스기와 겹치는 시기로, 또래들과 경쟁하고 자기가 원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동안 아이의 주도성이 길러집니다.
‘근면성 대 열등감’ 시기에는 노력한만큼의 결과를 얻지 못하면 열등감을 느끼게 됩니다.


다음 단계인 ‘근면성 대 열등감(industry vs. inferiority)’의 시기는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학령기 연령대로, 이때부터는 열심히 노력하는 것을 통해 성취감을 맛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자기가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얻지 못하면 주변 또래집단에 비해 뒤떨어진다고 느끼게 되어 열등감이 생깁니다.


청소년기에 접어들면 ‘정체성 대 혼돈(identity vs. role confuison)’의 시기가 옵니다. 내가 누구인지, 또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개념을 형성하면 건강한 정체성이 만들어지지만, 이를 해내지 못하면 혼돈의 심리 상태에 빠져서 모든 것을 부정하거나 정서적으로 큰 괴로움을 겪습니다.

출생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일궈낸 뜻깊은 성과

에릭슨의 이론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그가 지나치게 낙관주의적으로 접근했고, 자아의 역할을 과도하게 설정했으며,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려는 개인의 노력만 강조한 데다, 개인적 관찰에 입각한 이론일 뿐 객관적 증거가 없다는 점 등을 지적합니다. 하지만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 이론은 행동과 발달의 생물학적․본능적 근거를 제시했을 뿐 아니라 인간이란 존재는 결국 사회적 존재이고 사회적 환경에 적응해 나가기 위한 개인의 노력이 정신세계의 발달과 건강한 자아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습니다. 더욱이 성인기 이후에도 인간은 죽을 때까지 매번 새로운 발달 과제를 갖는다는 점에서, 모든 인생주기를 포괄적으로 설명해 낼 수 있는 실용적이고 유용한 이론입니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론이 ‘유아기의 트라우마’로 인한 발달의 결함을 정신병리의 주요 원인으로 봤기에 현재와 미래를 탐색하기보다 살아온 과거를 재탐색하고 재구성하는 데 집중했다면, 에릭슨의 이론은 현재 당면한 인생의 큰 과제를 평가하고 더 나아가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미래적 지향점을 가집니다.

에릭슨은 출생의 비밀을 기반으로 ‘정체성’에 대해 고민했고, 살아가면서 경험한 것들을 기반으로 지금까지도 정신의학과 심리학 전반에서 인간의 발달 단계와 현재 정신 상태를 평가하는 데 있어서 독특하고 실용적인 이론을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막장 드라마의 설정 같은 출생의 트라우마가 정신분석의 자아 심리학을 인생 전반으로 범위를 넓혀 새로운 이론을 만들어내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에릭슨의 일생과 연구는 “자신에게 벌어진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주요한 증거의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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